34주 1일

명치까지 무언가가 파고올라왔다가 다시 옆구리를 찌르기도 하고, 갑자기 아랫배를 헉소리가 나오게들이받는다. 작은 남이 뱃속에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고 깨고 활동한다. 일련의 과정이 몸속에서 뱃가죽을 향해 가해지는데 옷을 벗고 바라보면 뱃속을 돌아다니며 무언가가 울룩불룩 움직이는것이 피부가 튀어나와 보이기때문에 웃기면서 무섭다.

버스의 흔들림이나 정류장 담배냄새가 싫어서 지하철을 타고다녔는데, 이 지하철역의 계단이 곤혹스럽다.육체적인 문제보다 심리적인 불편함이 크다. 출퇴근시간의 지하철환승계단을 오르내리면 상대적으로 느릿느릿한 내 움직임이 답답해 추월해 올라가는 사람이 많은데, 또그 몇초를 못참고 아휴씨, 어휴, 아진짜 등등 짜증섞인 투덜거림을 뿌리며 지나가는 사람이 제법 있다. 나의 작년멘탈 기준이었다면 똑같이 '이X끼, 복수한다. 에스칼레이터에 X려죽어라'등등 저주를 했을텐데, 요즈음은 남을 원망하는 마음을가지면 건강에 나쁠것 같아서 순화시켰다.
어제는 현가님과 합정역에서 내리고 있었는데, 문이 열리자마자 타려고 한 젊은여자가 막 내리는 나와 거의 부딪힐 만큼 마주쳤다. 지나치며 여자가 욕을 한마디 쏟아냈는데 제법크게 들렸다. 전투본능이 솓구치면서 돌아섰는데 현가님이 나를 붙잡으며 달랬다. '괜찮아 장애인이었어.아픈사람인가봐. 내가 봤는데 얼굴이 확실히 아픈사람 이었어.'

.....무언가 현가님이 더 무서운 말을 하고있는것 같다.

어느 포탈에 등장한 임산부의 전남친과 간통사건이 이슈다. 결혼한 사람들이 바람나는건 흔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건 철없는 상간남이 인터넷에 자랑한게 불씨가되어서 신문까지 뜬 모양이다. 남초사이트는 여성혐오정서와 여성편력 과시욕이 공존하는데, 전자가 그나마 덜 역겹다. 바람피우는 사람이나 양다리걸치는 놈들은 지옥가야한다. 한사람에 한명씩만나기도 힘든 세상인데 여러명을 점유해서 세상의 불만족과 슬픔을 늘어나게 하기 때문이지.(??)
어떻게 임산부가 뱃속에 아기도 있는 상태에서 그럴수 있냐, 끔찍하다, 난리인데 임산부는 신성하고 모성애만 가득한 보살이기라도 해야하는 걸까. 임신중이지 않을때보다 정서적으로 외롭고 힘든시간이 많다. 현가님은 그런점에서 보통보다 예민하고 잘 뒤틀리는 나를 잘 돌보아주었다. 그래서 나는 육체적인 고통외에는 행복해왔고, 현가님이 바람을 피우게 되어서 복수하려는 목적을 제외하면 다른 남자와 샤브샤브를 단둘이 먹을일도 영원히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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